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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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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창희 작성일22-01-05 11:27 조회99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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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의 본질 

 

인간의 의지는 타인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그 하나하나의 관계는 상호 작용이므로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존재한다. 이런 결합체를 독일의 사회학자 퇴니스는 공동사회와 이익사회로 나누었다. 상호간 애착을 바탕으로 결합된 사회는 공동사회, 공통된 이익이나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결성된 사회는 이익사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사회는 공동사회와 이익사회의 학술적 존재가치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겪어 왔고 지금은 훨씬 다양한 형태로 갈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는 씨족이 부락을 이루면서 규모의 경제와 함께 암묵적인 위계질서에 의하여 공동체가 원만하게 유지 운영되었다. 혈연 또는 지연에 바탕을 둔 공동 사회는 구성원들을 구속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생존을 지켜주는 방어막이기도 했다. 

 

잉여 가치의 축적에 따른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농경문화가 해체되고 덩달아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공동사회의 모습은 변질되고 학술적 본질로서도 퇴색되었다. 가족 간 갈등이나 형제들의 다툼은 종래 미풍양속이라고 했던 많은 가치들이 희미해졌음을 보여준다.

 

요즈음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는 소식들을 보라. 애정의 바탕은 깨어지고 이기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무지하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사귀던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그 가족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까지 하는 사례가 지난 해에 이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경찰마저 이에 대한 대응에 소홀하다. 이러한 행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으며 개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겠지만 주변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교육이, 또 어떤 사람은 정치가 잘못이라고 한다. 더러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잘못된 외래문화에 원인을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이나 정치, 경제, 문화의 탓보다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공동체의 윤리나 도덕의 파괴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대 명절은 정월 초하루와 팔월 보름이다. 정월 초하루는 생존해 계신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돌아가신 조상들에게 차례를 올리며 팔월 한가위에는 햇곡식으로 선친들께 차례와 성묘를 하는 것이 전통 예절이었다. 1978년 2월 어떤 중학생이 쓴 일기를 보자.

 

“설날. 우리 조상들의 정이 담긴 날. 오늘에 숨어있는 조상의 숨결과 기상, 의지. 거리마다 고운 한복을 입은 사람이 활기차게 다니고 있었다. 아침 일찍 동네 웃어른들과 아버지께 세배를 한 후 방에 틀어 박혀 있었다. 오후가 지나자 어머니께서 할아버지 산소에 가자고 나섰다. 땅이 질퍽질퍽했다. ○○리까지는 괜찮았으나 그 다음 이어지는 산길부터는 눈이 제법 쌓여 있어 점점 발이 시려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에 재배를 하고 산을 내려왔다. 조상을 섬기는 우리의 미덕.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풍속. 그 아름다운 전통이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텐데. ○○리 고모댁에 들러 세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현실 사회의 명절 모습은 어떤가? 다수의 국민이 지킨다고는 하지만 과거와는 매우 달라졌다. 명절 연휴기간에 외국으로 골프여행을 떠난다든가 국내 가족 여행으로 호텔에서 주문 음식으로 차례를 지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차례상 대행업체가 있어 조상을 기리는 행사 일체를 아무런 수고나 정성 없이 그저 형식적으로 치를 수도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서운 돈의 힘이며 참으로 어이없는 세태가 되었다. 저 세상에 계신 선친의 혼령이 이러한 사실을 알기라도 한다면 무슨 생각을 하시게 될까! 

 

우리 민족은 예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전통의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문화의 변질인지 가치관의 혼란인지는 모르나 그 소중한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 가치 없는 풍속은 버려야 하겠지만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전통 문화는 지켜져야 한다. 

 

인간의 삶은 목적을 지향하나 진정한 의미의 일부는 과정에도 있는 것이다. 산을 올라가는 사람은 산이 거기 있어 가노라고 한다지만 기껏 정상에 올라선들 아주 짧은 성취감만 누린 후 내리막길을 걸어야 한다. 오르는 길목에 핀 이름 모를 풀꽃이나 나무, 그리고 그들을 스쳐가는 바람을 놓친다면 얼마나 허망하겠는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일 수 있는 이유는 공동체 안에서 느끼는 애정에 있다. 함께 사는 세상의 정감이 퇴색되지 않고 개별 존재의 헌신을 통해 되살아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전통을 전승함으로써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  창  희

댓글목록

무명님의 댓글

무명 작성일

여러명이 글을쓰시는데 모두가 흠잡을 곳이 없이 글을 잘쓰시는데,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게시된 글들이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평범함 속에도 얼마든지 철학과 삶의 냄새가 드러날 것 같아요. 좋은글 잘 읽고 많은것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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